막내를 잡아주는 둘째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둘째 동생

박푸른들 2014-09-15

※ 농촌과 농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정체화하며 살고 있는 20대 박푸른들의 농(農)적인 시선. [편집자 주]

 

▲  2014. 9. 7.  막내를 잡아주는 둘째.    © 박푸른들

 

동생을 낳아달라고 조르다가 시들해진 내 나이 열 살, 동생이 태어났다. 늦둥이인 줄 알았던 동생은 네 살이 되던 해 동생을 보았고, 막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올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엉엉 울며 찾으러 나가는 언니가 되었다.

 

우리 가족은 서로의 습관적인 표정과 행동을 보고 쉽게 마음을 알아챈다. 특히 누군가 슬퍼할 때 가장 먼저 안아 달래주는 둘째의 모습을 보며, 분명 타고난 돌봄이라고 생각했다.

 

이 돌봄이 동생은 자라면서 뛰어난 살림쟁이가 됐다. 무엇을 하나 먹기 위해서 요리의 긴 과정을 마다하지 않고, 우리 셋 중 고기를 가장 맛있게 굽고, 설거지 후 싱크대에 음식물이나 물기를 남기는 법이 없다. 엄마가 마실 커피를 가장 맛있게 타고, 가족들이 계절마다 먹을 구충제를 기억하고, 저녁마다 아빠의 약을 챙겼다.

 

둘째의 탁월하고 특별한 능력을 사랑하고, 감탄하며, 존경한다.

 

기사입력 : 201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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