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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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사람들보다는 런던 공사장의 일꾼들의 연장과 재료 쓰임에 관심이 갔다. 몸이 멀리 있다고 해서 ‘집 짓기’에 대한 마음이 떠나 있는 건 아닌가 보다.
주물의 쓰임. 각기 모양과 색이 다른 현관의 커다란 문. 모든 것이 우리의 집과 왠지 달라 보였다. 아니, 막연하게 더 좋아 보였다. 카페 현관문을 묵직하게 잡아줄 사자 모양 주물 손잡이를 꼭 사고 싶었으나. 결국 찾질 못하고는 자료로 쓴다고 카메라에 담아두기로 했다. 최대한 많이.
민박집에서 아침으로 흰죽을 끓여 먹고 느긋하게 카메라를 들고 나오니, 어느 한 카페 앞의 현관 바닥 공사하는 장면을 만나게 되었다. 작은 모래알로 채워 넣는 작업이 배가 꽤 나온 아저씨의 인내심을 시험하듯, 공정의 세심함이 엿보였다. 여러 각도에서 보고, 다시 다듬는다. 그리고는 길가에 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일을 시작하셨다.
‘우리 집 앞 현관은 이렇게 만들어 볼까?’라는 눈빛을 남편한테 보내니, 사진을 한번 더 찍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아무래도 늦어진 우리 집 짓기는 더욱더 여유롭고 세심하게 작업이 진행될 듯하다.
기사입력 : 201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