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초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32) 나무를 심다

이두나 2016-10-26

※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  파초   ©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감나무만한 파초가 있는 촌집은 그렇게 고상할 수가 없다. 시골 카페 입구에 손님맞이용 식물로 무엇을 심으면 좋을지 고민한 끝에 파초를 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문경에서 가장 큰 파초나무가 있는 촌집을 방문했다.

 

어렸을 때 엄마가 파초를 작은 화분에 키워 여름이면 내어 놓고, 겨울이면 실내에 들여놓던 기억이 있다. 과연 마당에 있는 파초나무는 어떻게 겨울을 날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방문한 촌집의 주인 분께 여쭈었더니, 겨울이 오기 전 딩겨(쌀겨)는 물론이거니와 열선까지 감아줘서 겨울을 견디게 해준다고 하셨다. 대단한 정성이다. 여름에는 정원에 심어두고 감상하다 늦은 가을 추위가 닥쳐오면 큰 옹기 화분에 심어 사랑방 안으로 모셔놓고 소중하게 돌보며 함께 겨울을 났던 선비와 다를 바 없었다.

 

앞으로 또 하나의 수고스러움이 생기겠지만, 내년에는 후덥지근한 여름날의 소나기에 맑고 영롱한 이국적인 파초의 빗소리를 기대해 본다.

 

기사입력 : 201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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