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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돌여덕’ 소설가는 자기가 읽고 싶은 소설을 쓴다
<청년 페미니스트 예술인의 서사> 소설가 조우리
조우리   |   2020-06-16

※ 2020년 많은 청년 페미니스트들이 다양한 페미니즘 주제를 예술로 표현하고 있고, 나아가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과 차별, 위계 등에 문제 제기하며 평등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로 또 함께’ 창작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페미니스트 예술가들의 새로운 서사를 기록합니다. 이 기획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편집자 주]

 

▲ 조우리 프로필 사진. S.E.S.를 향한 팬심을 담아 보라색으로 염색을 하고 프로필 사진을 찍었지만 책에는 흑백으로 들어갔다.   ©촬영: 김준연


내가 신뢰하는 동료인 소설가 천희란은 “소설가는 자신이 쓴 소설로 지금 서 있는 위치를 밝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 말을 나는 최근 들어 자주 생각한다. 2012년 3월에 발표한 데뷔작부터 2020년 6월에 발표한 최근작까지 여덟 편의 소설을 묶은 소설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희란의 말을 따르면 이 소설집은 내가 소설가로서 2010년대를 살아온 궤적일 것이다. 나의 2010년대는 2015년을 기준으로 명확히 달라졌다. 나의 소설도 그렇다.

 

2015년을 전후하여 한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친 ‘페미니즘 리부트’는 2016년 10월 『82년생 김지영』의 출간과 ‘#문단_내_성폭력’ 해시태그 고발을 통해 문학계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제 2020년 현재를 살아가는 작가가 페미니즘적인 사유 없이 작품 활동을 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도를 갖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나의 소설에 담긴 페미니즘적인 사유란 무엇인가.

 

출간 예정인 단편집의 목차를 정하면서 편집자는 내 소설이 크게 두 가지 주제로 나뉜다고 정리했다. ‘노동하는 여성들이 마주하는 현실의 곤경’과 ‘퀴어 여성의 내면과 관계’가 그것이다. 나의 데뷔작 <개 다섯 마리의 밤>은 2011년 한진중공업 사태의 ‘희망버스’를 모티브로 공장노동자인 레즈비언 커플이 부당한 해고를 겪으면서 서로를 오해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담았다. 가장 최근작인 <내 여자친구와 여자 친구들>은 대학 동아리에서 만나 동거를 하고 있는 레즈비언 커플이 친구의 아들 돌잔치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근 10년 동안 나는 여성들이 일하고 사랑하면서 겪는 일들에 대한 소설을 계속 써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언가가 분명 달라졌다.

 

2015년 1월에 발표한 소설 <11번 출구>는 2020년의 나를 많이 고민하게 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다미는 환승역인데다가 큰 규모의 지하상가까지 연결되어 있어 분주한 지하철역의 빵집에서 휴가도 없이 하루종일 일을 한다. 일을 하다가 누군가가 ‘11번 출구’가 어디냐고 물어오면 ‘11번 출구는 없어졌다’고, ‘이제 없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반드시 11번 출구에 가야겠다고 우기는 사람을 빵집의 단골손님인 ‘남자’가 나타나 11번 출구로 안내해주겠다며 데려가는 일이 생긴다. 다미는 남자가 자신을 도와주기 위해 임기응변을 발휘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이상하다고 여기는데, 정작 그 이상함에 대해서는 알아보기를 포기한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 다미는 이전보다 더 나빠진 상황 속에 홀로 남겨진다.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이 소설은 2014년 여름에 쓰였다. 부정할 수 없이 ‘세월호 이후의 소설’이며, ‘페미니즘 리부트’ 이전의 소설이다. 처음 소설을 발표할 때 나는 다미가 단골손님이었던 남자를 기다리는 것으로 썼다. 다미는 그가 다시 나타나 자신을 구해주기를 바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런 인물로 만들었으니까. 잔인한 결말이었다. 그때 나는 나를 포함한 그 어떤 사람에게도 기대를 가질 수 없었다. 그건 내 소설 속의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기대가 없었으므로 희망도 줄 수 없었다. 내심 이 소설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도무지 애정이 생기지 않는다는 핑계로 다미를 몇 년 동안 그 마지막 장면 속에 남겨두었다.

 

2020년에 소설집을 엮으면서 나는 이 소설을 새롭게 다시 쓰거나 아예 싣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이 소설을 발표 당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소설집에 싣게 되었다. 부족한 모습인 채로, 그때의 내가 서 있던 자리를 인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다미에게 너무나 잔인했던 결말에 대해서는 한 문장을 덧붙였는데, 그건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에게 ‘변화의 가능성’을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나는 이제 그 어떤 여성도 잔인한 결말 속에 남겨둘 수가 없게 되었다고. 그 어떤 실패 뒤에도 또 다른 날이 온다고 이야기해야만 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 첫 책, 조우리 장편 소설 『라스트 러브』   ©창비


지난해 10월 출간된 나의 첫 책 『라스트 러브』에도 나의 변화가 담겨 있다. 가상의 아이돌 걸그룹 ‘제로캐럿’의 마지막 콘서트에 얽힌 멤버들과 팬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2017년 4월부터 14주간 ‘문학3’ 웹사이트에서 연재했던 내용을 단행본으로 정리해 출간되었다. 그 과정에서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는데,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소설의 마지막 장면과 마지막 팬픽이다.

 

『라스트 러브』는 7장으로 구성된 본편과 소설 속 제로캐럿의 팬인 ‘파인캐럿’이 쓴 것으로 설정된 팬픽 7편이 교차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팬픽들은 실재하는 여성 아이돌들의 노래를 모티브로 한다. 연재 당시 마지막 팬픽은 소설 속 제로캐럿의 데뷔곡이자 마지막 콘서트의 엔딩곡인 ‘라스트 러브’를 모티브로, 마지막 콘서트가 끝난 뒤 시간이 흘러 데뷔 10주년 기념 팬미팅을 위해 다시 모인 제로캐럿 멤버들이 인터뷰를 하는 내용이었다.

 

팬픽은 이렇게 시작한다. “걸그룹 제로캐럿의 처음이자 마지막 단독 콘서트가 끝난 뒤 6년 만에 여섯 명의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로캐럿의 해체 이후에도 종종 사적인 자리는 있었지만, 여섯 명이 모두 모여 공식적인 자리를 가진 것은 처음이었다. 다인, 루비나, 지유, 재키, 마린, 준은 제로캐럿의 콘서트 ‘라스트 러브’가 열렸던 바로 그 공연장 대기실에 모여 있었다. 제로캐럿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팬미팅이 열리기 때문이었다. 제로캐럿을 한결같이 기다려왔던 팬들이 마치 콘서트가 열렸던 그날처럼 콘서트장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그리고 제로캐럿의 리더 루비나의 인사말로 끝난다. “저희는 언제나 여러분의 제로캐럿입니다. 우리 이제, 다시 만나요.”

 

연재분이 웹사이트에 업로드된 뒤 이런 댓글이 달렸다. “본편인 줄 알았는데 팬픽이었네요. 팬들이 간절히 원하지만 결국 다시 모이지 못한다는 결말인가 봐요. 해피엔딩이길 바랐는데 아니어서 슬퍼요.” 그 댓글을 보면서 나는 ‘해피엔딩’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내 소설의 인물들에게 줄 수 있는 ‘해피엔딩’이 무엇인가를.

 

단행본 출간을 준비하면서 나는 이대로 팬픽 <라스트 러브>를 싣는다면 소설 『라스트 러브』는 해피엔딩일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 속 제로캐럿의 멤버들은 여러 곤란을 겪는다. 원하지 않는 순간에 춤을 춰야만 하고, 모욕적인 말을 견뎌야 하며, 자신을 사랑한다는 팬으로부터 사생활침해와 성추행을 당하기까지 한다. 그러니 나는 제로캐럿이 다시 무대 위에 오르지 않길 바랐다. 무대 밖의 다른 삶을 살기를 원했다. 제로캐럿의 팬들에겐 잔인한 일일지라도 마지막 콘서트라는 확실한 ‘끝’을 전해주는 것이 제로캐럿에게 해피엔딩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그것이 내가 보고 싶은 해피엔딩이었다.

 

출간 이후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나는 ‘여돌여덕’이다. 여성 아이돌 걸그룹 S.E.S.의 팬이고, f(x)의 팬이다. 또한 K-POP의 모든 여성 아이돌들을 좋아하고 응원한다. 그들의 매력에 감탄하고 그들이 보여주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한다. 하지만 그런 한편으로 토크쇼에 출연한 여성 게스트에게 ‘애교’를 강요하는 남성 사회자의 모습을, 아동복에 가까운 짧은 원피스를 입고 춤을 추는 여성 출연자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 찍는 카메라 앵글을, 미성년자 여성에게 개인기로 ‘섹시댄스’를 보여 달라는 요구를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반복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쇼 비즈니스에 내가 일조를 하고 있다는 죄의식을 떨치기 어렵다.

 

누군가는 나에게 네가 페미니스트라면 여성 아이돌을 ‘소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나의 ‘수요’가 산업의 ‘공급’을 조장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그 어떤 팬도 자신의 스타가 상처받길 원하지 않는다. 스타가 고통스럽기를 원한다면 그건 팬으로서의 욕구가 아니다. 스타가 행복하길 바라며 스타가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비판하는 것조차 산업 안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팬의 슬픈 딜레마다.

 

▲ ‘2016 S.E.S. concert: REMEMBER THE DAY’가 끝나고 울면서 사진을 찍었다.   ©조우리


나는 아무리 현실이 추악한 것이라도 해도, 그 안에 분명히 존재하는 찬란함을 증언하고 싶었다.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무대 위에 서는 것을 택한 여성들을 사랑했다. 그들이 덜 아프고 더 얻기를 원했다. 내 사랑이 그들을 지킬 것이라고 믿었다. 2017년의 <라스트 러브>는 그런 믿음이 있어 쓸 수 있었다. 그리고 2019년의 『라스트 러브』는 그 믿음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기 위해 ‘나를 위한 해피엔딩’으로 수정되었다.

 

출간된 『라스트 러브』의 마지막 팬픽은 아이돌 걸그룹 ‘러블리즈’의 노래인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를 모티브로 한다. 화자인 ‘나’는 오랜 시간 동안 짝사랑한 ‘재영’으로부터 결혼식 축사를 부탁받는다. 축사를 쓰기 위해 ‘나’는 재영과의 지나간 시간들을 추억한다. 그리고 마침내 결혼식 날 웨딩드레스를 입은 재영을 향해 “축하해”라고 말한다. 아주 작게. 그리고 멀리서도 그 말을 알아들은 재영은 “고마워”라고 입 모양으로 대답한다. ‘나’ 역시 재영의 말을 알아듣는다.

 

팬픽 속 ‘나’와 재영은 모두 여성이다. 명시하진 않았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재영이 결혼식을 함께하는 파트너는 남성이다. 때문에 이 이야기를 헤테로 여성을 향한 레즈비언의 좌절된 사랑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팬픽 역시도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재영은 자신이 선택한 사랑을 향한 ‘나’의 축하를 놓치지 않는다. 그에 대한 재영의 응답을 ‘나’ 역시도 분명히 알아본다. 그렇게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서로가 다른 삶을 살아가면서, 서로를 향해 무언가를 건네고 건네받을 수 있다는 것. 무대 위의 여성과 무대 아래의 여성도 그렇게 서로를 지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소설을 쓰는 여성과 소설을 읽는 여성 역시도 그렇게 서로를 지킬 수 있다.

 

『라스트 러브』를 출간한 이후 “호불호가 갈리는 소설”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너무 매니악하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불친절하다”는 리뷰도 보았다. 그런 한편으로는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놀라는 독자를, “같은 추억을 가진 친구들에게 여러 권 선물했다”는 독자를, “내가 읽고 싶어 했던 바로 그 소설”이라고 얘기하는 독자를 만났다. 무대 위의 여성이 죽음을 선택했다는 비극적인 뉴스를 접하고 “작가님이 많이 마음 아파하실 것 같다. 지금 나도 그러니까”라는 글을 쓴 독자도 있었다. 그러니 나는 내 소설을 ‘뚜렷한 소설’이라고 부르고 싶다. 내가 쓴 소설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와 만날 수 있는 소설.

 

나는 어떤 소설을 쓰는 소설가가 되어야 할까. 데뷔 전부터 지금까지 그 대답은 늘 바뀌어 왔다. 써야만 하는 소설을 기어이 써내는 소설가가 되고 싶을 때도 있었고, 쓸 수 있는 소설을 잘 알아서 실패하지 않는 소설가가 되고 싶기도 했다. 지금의 나는 무엇보다 내가 읽고 싶은 소설을 쓰고 싶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나에게 필요한 소설을 쓰고, 그래서 나와 같은 독자들이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뚜렷한 소설을 쓰는 소설가.

 

올여름이 지나면 나의 이력에는 세 권의 책이 더해진다. 앞서 말한 개인 단편집을 비롯해 공동 단편집인 앤솔로지 두 권의 출간이 예정되어 있다. 특히 두 앤솔로지 중 하나는 직접 기획을 하고 필자를 섭외한 앤솔로지여서 더욱 각별한 마음으로 출간을 기다리는 중이다. 무엇보다 이 앤솔로지는 동료 여성 소설가들과 여성의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큰데, ‘왓에버’가 있었기에 기획할 수 있었다.

 

▲ 여성소설가 또래모임 ‘왓에버’ 좌측부터 차현지, 조우리, 천희란.   ©촬영: 장은정


작년 봄 동료 소설가인 차현지, 천희란과 함께 ‘왓에버’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결성할 수밖에 없었다. 왓에버는 여성 작가들을 서포트하는 모임이다. 13인의 여성 평론가가 펴낸 책 『문학은 위험하다』(지금 여기의 페미니즘과 독자 시대의 한국문학, 민음사)가 더 널리 읽히기를 바라며 각자 지지 활동을 벌이던 세 명의 소설가가 뭉쳐서 더 많은 일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홍보물을 만들어 국제도서전에서 배포하고, SNS에 홍보 계정을 만들고, 창작자들이 저자인 평론가들의 글을 비평하는 릴레이 리뷰를 기획했다. 오프라인 북토크도 열었다. 그렇게 일을 벌이다 보니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고, 이름이 필요해져서 ‘왓에버’라는 모임이 된 것이다.

 

서울에서 ‘위험한 북토크’라는 이름으로 4회 행사를 진행한 왓에버는 발을 넓혀 대전에서 ‘위험한 만남’이라는 행사를 열기로 했다. 왓에버 멤버들과 왓에버의 든든한 친구인 평론가 장은정과 함께 대전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내가 DJ를 자처해 함께 들을 노래 선곡에 나섰다. 사실 나의 취향은 최근의 여성 아이돌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와 장르를 막론한 한국 여성 아티스트 전반에 뻗쳐 있는데 그날은 그중에서도 1980년대 여성 가수들의 노래에 꽂혀서 그들의 노래를 주구장창 틀게 되었다.

 

그런데 그 노래들이 발표되었을 당시 고작 서너 살이었을 차 안의 1980년대생 여성 작가들은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었다. 어째서 그럴 수 있었을까 의문을 갖다가 아마도 엄마, 이모, 언니 등 윗세대 여성들의 애창곡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떤 향수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 경험을 그냥 흘려보내기가 아쉬워 여성 소설가들이 윗세대 여성들이 즐겨들었던 가요들을 모티브로 단편 소설을 쓰는 앤솔로지의 기획서를 만들고 출판사에 투고했다. 그리고 올해 여름과 겨울에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모쪼록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나는 S.E.S.의 ‘I’m your girl’을 모티브로 1990년대에 활동한 가상의 여성 아이돌 ‘밀크드림’과 그 팬들의 2020년에 대한 소설을 싣는다. 그렇다. 이번에도 몹시 뚜렷한 소설이다.

 

▲ 2016년 S.E.S. 콘서트 ‘REMEMBER THE DAY’에서.   ©조우리


뚜렷한 소설을 쓰면 좋은 점은 뚜렷한 독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뚜렷한 기획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스트 러브』 출간 이후로 여성 아이돌과 퀴어 이슈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받고 있는 것은 특히 큰 기쁨이다. 올여름엔 퀴어 독자들을 위한 단편 소설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퀴어세제션의 ‘2020 퀴어돌로지 세미나’의 발제자로 참여한다. 그 자리에서는 나의 첫 번째 소설인 1999년의 어떤 팬픽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요즘 나는 처음 소설가의 꿈을 꾸었던 20세기의 어느 날부터 계속 이런 날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려왔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소설가로서의 자신을 보다 분명히 정의할 수 있게 되는 날. 그러니 앞으로도 나는 내가 읽고 싶은 소설을 쓸 것이다.

 

[필자 소개] 조우리. 소설가. 데뷔작 <개 다섯 마리의 밤>이 2011년 제10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발표를 시작했다. 장편 소설 『라스트 러브』를 출간했다. 여성 소설가 또래모임 ‘왓에버’ 멤버. 여돌여덕이다. f(x)의 다음 콘서트를 여전히 기다린다.

기사입력 : 20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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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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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20/06/17 [15:24]
라스트 러브. 사랑해요 작가님~
독자 20/06/17 [20:43]
11번 출구의 절망에 공감했던 독자입니다. 이어진 작가의 이야기가 너무 흥미롭고 재밌네요. 다음 작품들도 읽어볼게요!
양파 20/06/17 [21:54]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
ya 20/06/23 [15:55]
폭 빠져서 읽고 나니 소설가의 글이라 이렇게 재미진가 싶었음
보라 20/06/28 [16:15]
보라색 가득. 글도 사진도! 잘 읽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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