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후쿠시마 원전 작업원 일지』 기록한 가타야마 나츠코 기자

이와사키 마미코 2020-06-19

동일본대지진에 의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부터 9년이 지났다.

 

도쿄신문에 비정기로 연재되고 있는 작은 칼럼 ‘후쿠시마 작업원 일지’는 2011년 9월에 시작해 올해 3월 말에는 122회가 게재되었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폭발 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 제1원전 내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담은 칼럼 연재다. 독자들은 후쿠시마 작업원 한명 한명의 얼굴 너머로, 9년이 지난 지금 더욱 생생한 원전 사고의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 가타야마 나츠코 기자가 기록한 책 『후쿠시마 원전 작업원 일지-1F의 진실, 9년간의 기록』 표지 이미지 중에서.

 

이 연재를 기록하기 위해 취재를 해온 사람은 가타야마 나츠코(片山夏子) 씨다. 화장품회사 영업직과 자발적 실업자(NEAT) 생활을 거쳐 신문기자가 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붙임성 있고 명랑하며 개방적인 분위기는, 이 사람에게라면 뭐든 얘기하고 싶어지겠다 싶은 느낌을 준다.

 

목숨을 건 노동을 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직후부터 원전 사고 취재를 시작해, 같은 해 8월에는 도쿄신문 사회부 원전팀에 배속되었다. 배속 첫날에 상사가 이 기획에 대한 의향을 물었고, 가타야마 씨는 암중모색하며 작업원들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다고 한다.

 

“누구를 취재하겠다는 계획도 없이 시작한 취재였어요. 작업원들에게는 이미 함구령이 내려져 있어서 이야기해줄 사람을 찾는 것만도 큰일이었습니다.”

 

재하청, 재재하청으로 일하는 원전 작업원들의 고용은 매우 불안정하다. 모두가 일자리를 잃을까 봐 두려워한다. 인터뷰를 거절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일도 있었지만, 조금씩 취재를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늘어났다. 지금까지 백 명 넘는 작업원들을 취재했다.

 

“왜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일을 하는지 물었어요.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얘기하는 분도 있고, 후쿠시마에서 계속 살기 위해서 이 일을 한다는 분도 있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한 분도 있었어요. 후쿠시마 복구를 위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여기 왔다는 분도 있고요.”

 

사측은 일터에서 발생하는 일에 대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게 했으며, 작업원들 간에도 정보를 나누지 못했다.

 

“그분들의 일에 관해 현실적으로 전하고 싶지만, 너무 자세하게 쓰면 누구의 이야기인지가 드러나죠. 기자로서 그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만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이 점을 가장 유의하고 있습니다.”

 

▲ 도쿄신문에 ‘후쿠시마 작업원 일지’를 연재한 가타야마 나츠코 기자가 올해 2월 『후쿠시마 원전 작업원 일지-1F의 진실, 9년간의 기록』(아사히신문 출판)을 펴냈다.


원전 사고 처리 현장의 일들을 기록하는 이유

 

‘후쿠시마 작업원 일지’를 쓰며 가타야마 나츠코 씨는 작업원의 일상을 통해 사고 처리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합리한 현실을 드러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점을 그려내고 싶었어요.”

 

올해 2월, 가타야마 씨는 약 8년 반 동안의 취재를 정리한 단행본 『후쿠시마 원전 작업원 일지-1F의 진실, 9년간의 기록』(아사히신문 출판)를 펴냈다. 연재 당시의 작업원 일지에 에피소드를 추가하고, 최근 9년간 원전을 둘러싸고 벌어진 다양한 일들을 함께 정리하는 방식으로 엮은 역작이다.

 

예를 들어 2012년 1월 19일,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의 원자로 격납용기 안에 처음으로 카메라가 들어간 뉴스는 당시에도 크게 보도되었다. 우리는 마치 ‘카메라’라는 주체가 ‘격납용기’라는 객체를 촬영한 것처럼 기사를 읽지만, 사전에 위험한 장소에서 격납용기에 촬영용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한 많은 작업원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현장은 시간당 60밀리시벨트의 고선량. 방사선을 차단하기 위한 납판을 기계실 안에 매달아야 했고, 그 작업은 인해전술로 이루어졌습니다. 선량은 10분의 1로 경감되었지만, 피폭 선량 상한선이 있어서 작업 시간은 작업원 한 명당 5분 정도밖에 없었어요. 원전 내 별도의 설비실에서 작업했던 분들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시간이 없는 가운데 전면 마스크를 쓰고 좁은 계단을 급하게 뛰어 올라갑니다. 숨쉬기도 힘들고 선량계는 계속 삐삐 울리고. 그런 가운데 ‘빨리 끝나라, 빨리 끝나라’ 기도하며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작업원들은 정해진 누적선량을 넘기면 ‘면직’이 된다. 국가가 정한 피폭량에 도달할 때까지 일하다가 퇴출되는 것이다. 일자리를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 하나로 자신의 선량계를 납판으로 덮어 누적선량을 줄이려는 작업원도 있었다.

 

▲ 『후쿠시마 원전 작업원 일지-1F의 진실, 9년간의 기록』 중에서. 책 제목에서 ‘1F’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뜻한다.

 

한편, 엄격한 납기일을 맞추려는 하청업체가 작업원에게 열 시간 넘는 과중 노동을 시켰던 사례도 있었다. 가타야마 씨가 열심히 상황증거를 수집해 이 사실을 밝혀냈다. 이 사건은 ‘후쿠시마 작업원 일지’가 발굴한 큰 특종이 되었다.

 

누적선량 넘기면 ‘필요 없는 사람’이 되는 작업원들

 

2016년에는 사고 30년을 맞은 체르노빌을 찾아가서, 원전 사고 당시 수습을 맡았던 전 작업원들을 취재했다. 피폭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 몸을 망치고, 그 후 긴 인생을 ‘사회가 필요로 하지 않는’ 인간으로 취급당하는 절망감에 마음의 병을 앓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 사람도 있었다. 그 모습이 후쿠시마 작업원들과 겹쳐져 가슴이 아팠다고.

 

“작업원들은 사고 당시에는 주위에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었지만, 사람들이 점차 원전 사고에 대한 관심을 잃어가는 가운데 가혹한 일을 계속하며 선량이 초과되면 일자리를 잃습니다. 자신이 ‘필요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괴로움…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괴로움에 우울증을 앓는 분도 있었습니다.”

 

원전 작업원 일지의 취재 노트는 현재 179권. 앞으로는 작업원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에 관한 취재에 힘을 쏟고 싶다고.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연애 이야기이기도 하고, 일상의 이야기이도 합니다. 사고 후에도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원전 사고로 인해 어떻게 바뀌어버렸는지 알기를 바랍니다. 9년이 지난 지금이야말로 다시 한번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가타야마 나츠코 씨의 ‘후쿠시마 작업원 일지’ 연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편집자 주: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이와사키 마미코 기자가 작성하고 고주영 님이 번역하였습니다.

기사입력 : 20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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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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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 20/06/19 [17:59]
위험의 외주화란 말이 떠올랐어요. 원전 작업자들의 인터뷰를 어떻게 따내셨는지 궁금하네요. 대단하다.
사lake 20/06/19 [21:55]
피폭량이 누적되면 일자리를 잃는 구조 ㅠㅠ 이런 일자리라도 가지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실직자들일 것 같다 마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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