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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의 공포도, 나이듦의 공포도 ‘오류’가 많다
에이지즘에 반대하는 작가·액티비스트 애쉬튼 애플화이트
구리하라 준코   |   2023-11-25

“젊어 보이고 싶다”, “이제 나이 먹어 힘들어”, “그 나이에 대단하시네요!” 등, 누구든 생각하거나 말한 경험이 있지 않을까?

 

올해 5월, 일본에서 에이지즘(나이주의, 연령차별)에 관한 화제의 책이 번역 출간되었다. 『에이지즘을 뛰어넘다-나와 타인을 나이로 차별하지 않기 위해』라는 제목의 책은 먼저, 자기 안에 에이지즘이 있다는 점을 가르쳐준다.

 

저자인 애쉬튼 애플화이트(Ashton Applewhite, 1952년 미국 출생) 씨는 나이주의와 연령차별에 반대하는 액티비스트로, 온라인 라이브러리 ‘반에이지즘정보센터’를 뜻있는 지인들과 공동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 애쉬튼 애플화이트(Ashton Applewhite) 1952년 미국 출생. 작가이자 액티비스트. 온라인 라이브러리 ‘반에이지즘정보센터’를 공동 설립했고, 유엔과 세계보건기구가 제창한 ‘건강한 고령화 10년’에서 2022년 ‘세계를 보다 좋은 고령화사회로 이끄는 50인의 리더’로 뽑혔다. (사진-오치아이 유리코)


책 출간을 기념하여 일본을 방문해 강연회를 가졌는데, 인터뷰 전에 온라인으로 본 강연은 설득력과 박력으로 청중을 들끓게 했고, 실제로 만났을 때도 빨려들 수밖에 없는 시원시원하고 열정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젊음이 가치 있고, 나이들면서 가치가 떨어진다’는 관념

 

『에이지즘을 뛰어넘다』는 연구서처럼 딱딱하고 어렵지 않으면서 많은 구체적 사례와 사람들의 말이 소개되는 유머 넘치는 계발서다.

 

“고령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에이지스트죠. 우리는 어릴 적부터 젊음에는 가치가 있고, 나이가 들면서 그 가치가 떨어진다는 사고방식 아래서 성장하니까요.”라고 애플화이트 씨는 설명한다.

 

“옛날 사회에서 사람의 수명은 짧았죠. 도시화가 되면서 ‘교육’과 ‘노동’ 시스템 안에서 사람은 연령으로 구분되어 갑니다. 도시화를 지탱하는 자본주의는 경제에 공헌할 수 있는 노동에 가치를 두고, 고령자나 가사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가치가 낮다고 여깁니다. 고령자는 ‘사회의 짐’으로 여겨지는 한편, 현대에서는 ‘소비자’로 여겨지죠.”

 

우리가 하는 화장이나 흰머리 염색 등은 멋 내기의 일부지만, 에이지즘과 자본주의가 얽혀있다고도 할 수 있다.

 

“에이지즘은 세계적인 구조의 문제로, 제도와 정책, 역사, 문화에 편입되어 있습니다. 에이지즘을 없애기 위해서는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능력주의, 동성애 혐오 등 모든 차별을 없애지 않으면 안 된다고, 책을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연령, 세대보다 ‘개성’이 훨씬 강하다

 

애쉬튼 애플화이트 씨는 40대 초에 이혼을 경험했다. “어린 두 아이의 싱글맘이 되어, 돈 걱정과 앞으로 누군가와 섹스할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로 가득했습니다.”

 

그 무렵, 비슷한 경험을 한 100명 정도의 여성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책을 쓰게 되었다. 그것이 일본에서 『결혼을 끝낸 여성은 왜 잘 살까?』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많은 분들을 취재했더니 이혼을 결심한 사람의 2/3가 여성이라는 점, 평등한 결혼이 어려운 것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가부장제와 성차별주의,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 여성의 공포를 줄여주기 위해 책을 냈습니다. 하지만, 보수파들에게 공격을 당하며 ‘남녀평등이 실현되면 가족이 희생양이 된다’는 소리도 들었죠.”

 

50대 중반 무렵에는 고령자에 관한 부정적인 정보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두운 노후밖에 그릴 수가 없어, 다시 취재를 나서게 되었다.

 

“장수하고 계신 분에게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내면화했던 생각이 ‘오류’였다는 것을 알았죠. 나이가 들면 만족의 감정이 늘고,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오래 살면 살수록 한 사람 한 사람의 ‘다름이 부각된다’는 사실에 힘을 얻었습니다. 연령, 세대보다 개성이 훨씬 강합니다.”

 

애플화이트 씨는 인생의 마지막에 무엇을 원하는지를 자녀들에게 이야기하고, 생전 유언장과 의료위임장을 의사에게 맡겼다. “창가 침대에서 잠들게 해줘.”라는 문장을 쇄골에 문신을 새겼다. “나는 하늘을 봐야 하는 사람”이라고 책에 적혀 있다.

 

에이지즘을 뛰어넘은 평등한 사회는 풍요로울 것

 

일본에서는 올해 경제학자인 나리타 유스케 씨가 초고령화 사회의 대응책으로서 “고령자는 집단 자결하라”는 발언을 해, 비판이 쇄도한 바 있다. 의료비 맥락에서 고령자에게 돈을 쓸 가치가 없다고 결론짓는 것은 세계 공통인 것 같지만, 인구의 고령화와 의료비 상승에는 상관관계가 뚜렷하지 않다. 또한 사회는 인지증에 관해서도 과잉된 공포를 조장하지만, 발병수는 고령자수와 함께 늘어도 인지증이라고 진단받는 사람의 연령이 높아져 환자의 비율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인지증에 걸리는 것은 불행한 일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

 

“세계가 고령자가 많은 시대를 맞이하면서도 고령자의 사회활동을 기대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신체 능력은 떨어져도 고령자는 지식과 지혜가 풍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건 사회의 보물이죠.”

 

미국은 일본보다 여성의 권리가 상당히 향상되었지만, 지금은 백래시(backlash,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두려워하는 보수파들의 반동)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 책이 현재 상황을 뒤집을 힘으로써 주목받고 있다고. 그녀는 유엔과 세계보건기구가 제창한 ‘건강한 고령화 10년’에서 2022년에 ‘세계를 보다 좋은 고령화사회로 이끄는 50인의 리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여성 쪽이 장수하는 것은 사회적인 연결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돕는 힘도 강하고요. 나이를 먹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을 모두가 깨닫는 일과, 모든 세대에 친구를 만드는 일이 중요합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차별 없이 서로 도울 수 있는 사회는 평화롭고 풍요로울 것입니다.”

 

-〈일다〉와 제휴한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 제공 기사. 시미즈 사츠키 인터뷰, 구리하라 준코 정리, 고주영 번역.

기사입력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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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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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23/11/27 [11:15]
나이 들면서 만족감이 늘었다는 것은 정말 공감하는 이야기다. 인생에서 갈 길을 찾아가는 청년 시기가 제일 힘든 때 같다.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기면 마음이 편해지는 걸, 미리 살아본 여성들이 많이 얘기해줬고, 나도 30대가 되니까 조금씩 체감했고, 40대가 되면 더 나아질 거라는 얘기를 듣는다. 상황이 나아져서가 아니라 마음을 내려놓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ㅇㅇ 23/11/30 [20:10]
엄청 급진적인 주장인데 유용한 점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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