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해결 촉구 日내부목소리

일본정부는 사죄를 통해 불의 바로잡아야

니시노 루미코 2008-02-11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결의안이 2007년 12월 13일 유럽의회에서 채택됐다. 일본 정부에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사죄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세계 각국에서 줄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결의안이 채택되고 있어, 일본 정부는 많은 압력을 받게 됐다.

일본의 여성언론 <페민>에서도 이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었다. ‘전쟁과 여성에 대한 폭력 일본네트워크’ 대표 니시노 루미코씨가 전하는 소식을 통해, 일본 여성평화운동 진영의 목소리를 <일다>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줄 잇는 ‘위안부’ 문제에 관한 세계 각국의 결의
 

▲촬영- 윤정은

2007년은 미국 하원 의결을 시작으로 하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아시아’의 문제도, ‘과거’의 문제도 아닌, 국가에 의해 여성들에게 행해진 중대한 인권침해 문제로 부각되어 세계 각국이 문제해결에 큰 관심을 보인 해였다.

무엇보다 8월 30일 미 하원에서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비롯해, 11월 28일 캐나다 연방의회 하원과 11월 8일 네덜란드 의회 하원, 12월 13일 유럽의회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교육 등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이미 국제 사회의 관심사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 하원 결의는 일본의 ‘애매한 사죄’ 상황을 언급했고, 네덜란드 하원 결의와 유럽의회 결의는 한발 나아가 배상의 실현도 언급했다. 그러나 일련의 결의는 공통적으로 ①애매하지 않고 명확하게 공식적인 형식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할 것, ②일본 정부의 책임을 부정하는 어떠한 언설에 대해서도 의연한 태도로 공식적으로 반론할 것, ③현재와 미래 세대에게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교육할 것 등을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이는 십 수년에 걸쳐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들이 계속해서 요구해왔던 것으로, 유엔 인권위원회와 유엔 고문금지위원회, ILO조약 적용 전문가위원회 등 수많은 국제기관 역시 반복하여 권고해왔던 내용이다.

유엔, 피해를 입힌 국가가 피해회복의 책임져야

1993년 유엔 차별방지.소수자 보호 소위원회 테오 반 보벤 특별조사관은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의 중대한 침해를 당한 피해자의 원상회복, 배상 및 갱생을 요구하는 권리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최종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존중하고, 이와 관련하여 국제법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모든 국가가 피해회복의 의무를 진다’는 것, ‘피해회복은 모든 피해의 결과를 가능한 한 제거하고 교정하거나 침해를 방지, 저지함으로써 피해자의 고통을 구제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명시했다.

또한 ‘피해회복은 피해자의 필요와 요망에 부응하지 않으면 안되며, 원상회복과 배상, 갱생, 만족, 재발방지의 보증’이 필요하며, ‘국제법 상 범죄에 해당하는 모든 인권침해에 대한 피해회복의 내용에는 위반자를 소추하고 벌하는 의무를 포함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구체적인 피해회복의 형태들을 제시했다.

반 보벤의 보고를 기반으로 하여, 이후 쉐리프 M 바시우니씨는 피해구제 가이드라인을 작성했다. 그리고 2005년 12월 <국제인권법의 중대한 침해와 국제인도법의 심각한 침해에 대한 구제와 보상권리에 관한 기본원칙과 가이드라인>이 유엔총회에서 채택됐다.

다시 말해, 일본군 ‘위안부’ 제도와 같이 국제법을 위반한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 사회의 문제의식은, 피해자의 고통을 구제하고 정의를 회복하며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를 위해서는 피해를 입힌 국가가 피해자의 필요와 요망에 부응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피해회복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미 하원 결의를 둘러싸고 일본 정부는 일본군의 강제성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책임회피에 분주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국가가 저지른 중대한 인권침해라는 인식이 크게 결여되어있다. 이 점에서 국제사회의 인식과 큰 거리를 보이고 있다.

1993년 ‘위안부’제도 강제성 시인한 ‘고노 담화’

 © 나눔의 집

유럽의회 결의가 굳이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이 발표한 ‘위안부’ 문제에 관한 담화를 환영한다고 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고노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해 ‘군의 강제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유럽의회 측이 ‘고노 담화’를 언급한 것은,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강제성을 시인하고 반성하며 역사적으로 기억하고 교육해나가려는 자세를 가질 경우, 이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결의 길을 열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 아닐까.

‘고노 담화’는 불충분한 점이 있기는 했지만, 일본 정부가 과거의 잘못을 시인하고 극복하는 자세로 나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개념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기금’의 실패와 진정한 문제해결 방식

1988년 미국 정부는 2차 세계대전 중 12만 명의 일본인을 강제수용한 것에 대해 그 잘못을 인정, 사죄하고 한 사람당 2만 달러를 보상하는 법을 제정했다. 워싱턴에 있는 전미일본계미국인기념비에는 지금도 “우리는 잘못을 인정한다. 국가의 이름으로 법안에서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을 단언한다”고 새겨져 있다. 잘못을 인정하고 두 번 다시 이러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맹세다.

사죄란 스스로 저지른 불의를 바로잡는 행위로, 장래에 이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확보’에 대한 맹세라고도 할 수 있다. 때문에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참회와 반성을 표명하며 재발방지의 맹세가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죄란 있을 수 없다. 또한 보상이란 ‘인간의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를 표하는 한 가지 형식이다.

미국의 경우와 비교하여,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이하 국민기금)의 실패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떠올려보자. 1995년에 발족된 ‘국민기금’은 일본군 ‘위안부’였던 여성들에게 일본국민들이 ‘속죄금’을 모아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이 기금은 일본 정부에 의한 보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당사자들이 수령을 거부하는 사례들이 많았을 뿐 아니라 각국 시민사회의 반발에 부딪혔다.

‘국민기금’이 남긴 교훈은, 애매한 방식은 문제 해결을 오히려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두 번 다시 일본은 같은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사죄란, 책임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과 마주하는 것이다.

[페민 제공, 고주영 번역]

기사입력 : 2008-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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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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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08/02/12 [00:54]
 국민기금? 아시아여성기금?.. 에 대해서 일본의 여성단체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했었습니다. 전체적인 걸 알 수는 없겠지만, 이 기사가 상당히 도움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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